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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스타트업 찾기가 쉽지 않네요”
한 중소형 벤처캐피탈 심사역의 토로다. 그는 날이 갈수록 초기기업 발굴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되면서 투자를 하더라도 성과를 내기 만만찮아졌다고 푸념했다.
그의 말처럼 최근 스타트업은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아서다. 최근 쟁쟁한 중·후기 기업들도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몸값을 낮추면서 초기 스타트업이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창업 심리도 둔화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술기반 창업은 전년대비 3% 감소한 11만1577건을 기록했다. 투자처 발굴이 어려워진 운용사는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레코드가 풍부한 기업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기저효과가 있긴 하지만, 올들어 벤처투자 규모가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다. VC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반기 벤처투자는 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었다. 중기부는 2027년까지 벤처투자 규모 16조원 달성과 해외 투자 유치 1조원을 약속해 향후 벤처투자 재원이 더욱 넉넉해질 전망이다.
전체 벤처투자 규모는 늘었지만 중·후기 기업 벤처투자 ‘쏠림’ 현상은 여전히 과제다. VC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벤처투자회사·조합의 초기기업 투자비중은 20%로 5년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잠재력을 가진 초기기업이 투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엔젤투자가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엔젤투자를 통해 성장성 있는 극초기 기업을 발굴할 경우 벤처캐피탈이 추가적인 투자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전문 개인투자자 요건 완화’와 ‘투자가능 기업 확대’를 예고했다.
엔젤투자협회도 ▲엔젤투자자 육성 교육 ▲지역 허브 조성을 통한 투자자-기업 간 네트워크 확보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엔젤투자협회 관계자는 "초기기업 투자가 미국·유럽에 비해 부족하다며 VC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엔젤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 지금 같은 투자한파가 부는 환경 속에서 더욱 안전하고 레코드가 풍부한 곳에 돈을 맡기고 싶은 게 당연하다. 다만 한편으로는 아쉽다. 여전히 벤처시장 저변에는 흙 속의 진주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어려워도 창업은 지속돼야 하고, 투자도 멈춰선 안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 계속 나타나야 벤처캐피탈의 먹거리도 많이 생긴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이 혹한기를 잘 버텨내고 함께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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